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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유방암 판정을 받았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26살밖에 안 되었는데 유방암이라니!

몇 날 며칠을 서럽게 울었다.

준비하지 않았기에 그 충격은 너무나 컸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는 유방암 0기.

수술만 하면 살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에 정아는 겨우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문제는 병기가 좋지 않아서 암기 생긴 왼쪽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정아는 다시 한번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을 느꼈다.

모르는 사람이야 그래도 다행 아니냐 하겠지만, 26살의 진아에게 가슴 절제는 여자로서의 삶에 사형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목숨을 건졌으니 다행이라며 위로했지만, 한쪽 가슴을 절제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아는 울며불며 당장 헤어지겠다고 난리를 쳤다.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남자 친구의 말에 위선 떨지 말라고 고함을 쳤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남자 친구의 연락이 끊겼다.

정아는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면서도 하염없이 울었다.

며칠 후 수술을 눈앞에 두고 남자 친구가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 친구는 부모님과 정아에게 당장 병원을 옮기자고 했다.

남자 친구는 유방 복원술(유방 재건술)이라고.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하는 여성들의 가슴을 복원하는 수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당장 가능한 병원에 가서 검사라도 받아 보자는 것이었다.

남자 친구는 마치 전문가라도 된 양 자료를 보여 주며 유방 복원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연락을 끊은 며칠 동안 남자 친구는 유방암에 대해 조사하고 다녔던 것이다.

그런 남자 친구의 모습에 정아는 그동안 원망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 길로 정아는 병원을 옮겨 다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유방 복원술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정아와 남자 친구는 뛸 듯이 기뻐했지만, 역시 돈이 문제였다.

유방암 수술에 필요한 여러 검사들과 유방암 수술 자체는 국민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유방 복원술은 적용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이 되지 않는 유방 복원술은 생각보다 수술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걸 눈치챘는지 남자 친구는 자기 적금을 깨면 된다며 걱정 말라고 했지만, 정아는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날 밤 정아는 결혼 준비를 위해 저금해 두었던 적금을 깨기로 마음먹었다.

유방암 재건 수술은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제도에서는 유방암 환자의 재건 수술을 미용 성형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보험 혜택(산정 특례, 중증 감면 등)을 받을 수 없습니다.

개인 실비 보험의 경우는 보험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가입해야 합니다.

몇몇 선진국에서는 유방암 수술 후 그 반대쪽 유방을 교정하는 수술도 보험이 됩니다.

유방암 환자에게 재건 수술은 단순한 성형이 아니라 정신적 상처의 치유이자, 여성의 상징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방암 환자의 재건 수술에 건강 보험을 적용할 필요성이 날로 커진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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