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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은 의사가 내리지만 진단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환자 자신이나 가족 또는 가까운 지인입니다.

환자가 진단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는 흔합니다.

환자는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문제를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환자는 자기 질병을 확실히 깨닫지 못합니다. 더구나 치매는 매우 점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위험 지대인지를 표시하는 확실한 경계선이 없습니다.

나아가 통증, 열, 피로 등과 같은 신체적 고통이 없기 때문에 병원으로 나서기가 더 힘듭니다.

따라서 환자가 알아서 검사를 받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웨덴의 추리 소설가 헨닝 망켈의 소설의 일부분을 발췌해보았습니다.

쿠르트 발란데르 형사의 사무실로 늙은 아버지가 찾아옵니다.

"여기로 오시다니 뜻밖이네요. 경찰서에서 아버지를 뵐 줄은 몰랐어요."

"나도 뜻밖이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꼭 올 필요 없었다면 절대 안 왔을 거다."

"무슨 일 있으세요? 그가 물었다.

"내가 아프다." 아버지가 간단히 대답했다.

발란데르는 위장이 뭉치는 기분이었다. "왜요?" 그가 물었다.

"내가 정신을 잃고 있어." 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

"무슨 병인지는 까먹었다. 노환인데 성질이 고약해질 수도 있다더라. 진행 속도가 빠를 수도 있고."

발란데르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스베드베리의 어머니도 그 병을 앓았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병명은 그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병원에 가셨어요? 왜 진즉에 말을 안 하셨어요?"

"룬드의 전문의한테 갔다 왔다. 게르트루드가 데려다줬어." 아버지가 대답했다.

아버지는 입을 다물고 커피를 마셨다. 발란데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망켈(1993년)-

진단의 시작은 환자 및 환자 가족과의 면담입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의사는 환자의 행동에서 변화의 징후를 찾아내려 노력합니다. 특히 건망증이 심해지지는 않았는지에 역점을 두고 환자를 살핍니다.


아넬리스 놀럿의 소설 '지워진 흔적'에서는 1인칭 화자인 노부인 플뢴 프린스의 집으로 남편 프랑크가 부른 주치의가 찾아옵니다.

 

프랑크가 내 의자 뒤에 서서 내 어깨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레넵 박사님이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대. 괜찮지?"

"왜?"

"그냥 정기 검진입니다. 금방 끝날 거예요. 프린스 부인. 제가 몇 가지 적어 두려고 해요. 태어난 날이 언제죠?"

빌 헬미날란 45번지"

"주소 말고요. 생년 월일이요."

"생년 월일? 그게 뭔데요? 제 생각에는 올바른 질문이 아닌데요."

레넵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폴로니아.아폴로니아 프린스 - 페르케르크."

"주소는 알았고 이제 전화번호가 남았네요. 전화번호 아세요?"

"우리 전화번호? 프랑크, 당신이 알려 줘."

"부인께 직접 듣고 싶습니다."레넵 박사의 저 집요한 말투! 정말 싫다.

"우리 집 전화번호는 제가 누를 일이 없잖아요. 원래부터 몰랐어요."

"자녀분들 나이가 어떻게 되죠?"

"아리스가 첫째고 그다음이 테이스, 그다음이 로스죠."

"나이가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나는 프랑크를 밀치고 달려 나간다. 침실 문을 걸어 잠그고 침대에 엎어져서 베개로 머리통을 감싼다. 노란 점들이 눈앞에서 빙빙 맴돈다.

-놀럿(1999년)-

 

 

치매 검사 진단

의사는 기억력 외에도 일상에 필요한 평범한 기능도 조사하고 성격 변화와 행동 변화, 불신이나 망상 같은 정신질환 관련 증상도 있는지도 살핍니다. 모든 결과가 치매를 가리킨다고 해도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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